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기나긴 여정.
오늘은 영화 '데몰리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등 인간의 고뇌를 서정적으로 잘 그려내는 감독 '장 마크 발레 감독', 금발이 너무해로 잘 알려진 배우 '리즈 위더 스푼'의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작품 '와일드'에 대해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이 영화는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가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Pacific Crest Trail을 도보로 여행한 그 기록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은 미국의 3대 트레일 중에 하나로서 캐나다 국경에서 멕시코 국경, manning park~campo까지의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4,285km의 장거리 트레일입니다. 이 트레일은 지금도 매년 도전자가 늘고 있는 중이며 종주 성공률은 60% 정도로, 매년 약 500명 이하의 인원이 종주에 성공한다고 합니다.
나의 모든 것이었던 게 사라지는 순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불우한 시절을 보냈던 '셰릴 스트레이드'의 어린 시절 삶을 보여주는데요. 그의 엄마는 그런 아버지로부터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이혼했고, 이제야 조금 행복해지려 합니다. 갚아야 할 빚은 높기만 하지만 그들 모녀는 식당 종업원 일을 하고 같이 대학교를 다니며 뒤늦은 배움의 행복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다 큰 아들의 저녁을 차려주며 엄마의 본업에도 충실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행복은 허락받지 못한 것처럼 엄마에게 암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엄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셰릴은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립니다.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는 사람, 그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던 그녀는 끝없는 수령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럴수록 더 자신을 파괴해나갑니다.
그런 그녀는 파괴된 자아를 치유하기 위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PCT를 종주하기로 결심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길에는 험준한 산과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곰과 같은 위험천만한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숲에서 황무지로 이어지는 험난한 길에 여성이 혼자 걷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행복했던 그때의 나이자 엄마의 자랑스러웠던 딸로 돌아가기 위해 그녀는 그렇게 첫걸음을 뗍니다.
셰릴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는 역경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발톱이 빠지는가 하면 중간에 낯선 남자들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는데요.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묵묵히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
제게 쉬운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중간중간 발이 다치고 낭떠러지에서 신발을 떨구는 등 모진 역경 등이 우리의 삶을 대하는 관점처럼 냉정하게 그녀를 대합니다. 처음엔 화도 내보고 울기도 했지만 이윽고 다시 걸어 나갑니다. 다시 현실을 깨닫고 그저 담담히 삶의 굴레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있는 그대로 그녀의 여정을 그려냅니다. 그래서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풍파 속에서도 그저 묵묵히 걸어나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셰릴을 앞으로도 엄마를 계속 그리워하겠지만 그 방식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을 파괴하는 방법이 아닌 사랑하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최근에 들어서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무구한 말들의 의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나에게 냉대하게 굴지는 않았나 왜 그토록 나를 벌주려고만 했었나 조금은 관대하게 봐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입니다.
How wild it was, to let it be.
그대로 내버려둔 인생은 얼마나 야성적이었던가.
셰릴은 깨닫게 됩니다. 엄마가 진정 원했던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닌, 너를 위해서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임을. 더불어 위 문구가 제 심장에 꽂혔습니다. 제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힘들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 상처를 핑계로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제게 이제는 너 자신을 돌보고 가꾸며 사랑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셰릴이 그 역경을 견디며 비로소 자신을 용서한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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