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이제 그만 끝낼까 해] 꿈꾸는 듯한, 먹먹한 공포 스릴러 영화

by 불나가 2024. 4. 5.

출처: 다음영화

 

1999년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 2004년 '이터널 선샤인' 영화의 각본으로 잘 알려진 찰리 카우프만 감독 작품입니다.  특히 이터널 선샤인은 제 인생 영화 중 한 작품인데요.  공포 장르 또한 좋아하는 저로서 기대를 갖고 본 이 영화, 오늘은 그가 만든 공포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눈 오는 도로 위, 이별을 고하려는 여자친구

 눈이 오는 어떤 도시 거리에서 주인공인 '제이크'는 그녀의 여자친구를 차에 태웁니다.  오늘은 그녀와 시골에 사는 자신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애틋한 사이로 보이지만 그녀는 오늘 그와의 헤어짐을 준비하고 말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화 속에서 미묘한 삐걱거림을 보여줍니다.  그런 어긋남이 앞으로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처럼 조금씩 긴장되게 합니다.  
 차안 그들의 대화 주제는 철학적이며 시, 물리학, 에세이 등 지금의 사회상에서 회자되는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지는데 보통 연인들의 하는 대화치고는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높은 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대화는 보통 저런가?" 저 또한 예전에 이러한 대화 속에서 혼자 겉돌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차안 대화 씬이 조금은 지루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한 긴장감 속에서 다행히 시골집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었고 제이크의 어머니가 2층에서 손 흔들며 그들을 반겨줍니다.  하지만 그 모습 또한 어딘가 이상합니다.  같은 표정으로 무한하게 흔들 것 같은 그 손.  
 제이크는 그런 어머니를 무시라도 하듯 여자친구에게 농장을 구경시켜 준다며 억지로 여자친구를 끌고 돼지우리로 향합니다.  돼지우리에는 검은 자국이 있었는데 제이크는 자신이 키웠던 돼지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소개하였고 여자친구는 표정을 일그러트렸습니다.  어쩌면 그에게 어릴 적 굉장히 트라우마가 되었던 검은 자국입니다. 
 삐거덕 거림의 또 다른 연장은 그들이 다시 집으로 들어섰을 때 이상하게 그의 부모님은 바로 내려와 맞아주지 않는 점입니다.  그들 대신 강아지 '지미'가 반겨주는데 그 친구의 몸을 터는 모습 또한 부자연스럽습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묘하게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고 그러한 부분들이 이 영화에서의 소름, 공포가 되는 요소로 보입니다.  
 시간이 흐른 후 다행히 그의 부모님이 내려왔고 식탁에는 이미 성대한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전 차안 대화에서는 제이크의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아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와는 달리 화려하기만 합니다.
 식사 중 대화거리로 제이크와 그녀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보모님의 물음에 답하던 중 그 대답의 반응에 제이크는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것인지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부모들에게 인색한 태도로 퉁명스럽게 답하기만 합니다.  부모님의 대화의 질 때문인지 몰라도 제이크는 그들을 무시하며 중간중간 트집까지 잡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자친구는 불안감을 느끼고 내일 있을 급한 일을 핑계로 빨리 도시 집으로 돌아가자고 제이크에게 애걸합니다.  묘하게 긴장되며 나중에는 숨 막힐 것 같은 그들의 대화 속에 점점 긴장감이 더해지며 앞으로 어떻게 영화가 이뤄질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이 후 시간의 상식이 맞지 않는 이상한 편집점 등을 나열하며 고조됩니다. 

 

어떤 목적지로 향하려 할 때 계속 그곳을 못 가게 되는 꿈

 이 영화는 영화 시종일 간 철학적인 질문과 답변을 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저같이 철학적으로 문외한인 사람들에겐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영화에서 말하려는 게 무엇이지?를 찾다가 중반부 이후에는 찾기를 포기하게 되고 맙니다.  영화의 전개가 현실적인 초반부에서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거의 꿈을 꾸는 듯한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그저 정신없이 그 흐름을 쫓을 수밖에 없는데요.  예전에 보았던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도 굉장히 어려웠는데 이 영화는 그것을 비웃듯 훨씬 더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저만 이해 못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의 깊은 뜻을 알겠지란 생각으로 그래서 영화 평점을 확인해 봤는데 의외로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평점이 무려 5점대.  그중 생각나는 평으로는 "이제 그만 영화 보는 것을 끝낼까 해"라며 이 영화를 풍자하는 댓글도 보았습니다.  정반대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너무 먹먹했다.",  "눈물이 났다."라는 평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해석과 관련된 블로그 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글 중 원작인 소설을 중심으로 해석해 둔 블로그를 찾게 되었고 그것을 읽고 나서야 드디어 감독이 말하려 했던 의도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전개 중 몇몇 개의 복선이 되었던 장치들에 대해서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정확히 이해를 못 했던 상황이었는데 이 해석에서 명확하게 그 퍼즐을 맞춰주었습니다.  이해가 되자 비로소 먹먹한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또 영화를 보는 중에 눈물이 흘렀다는 감상평에 대해서도 이해가 됐습니다.  제 글에서 그분이 써놓은 답을 옮겨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저처럼 영화에 조금은 서툰 사람들은 오히려 해설을 먼저 보고 조금은 이해가 된 상태에서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2시간 동안은 좀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